이청에 대해,
"저는…."
원래는 대학과 연계해서 시자체에서 운영하는 도시연구센터에 일하
던 직원이라고 들었어요. 말이 어려운데, 한 마디로 대학이랑 시랑 담합해서 나라 예산 빼돌려먹던 기관에서 일하던 사람이죠.
이청은 그 안에서 특이하게도 정말 '일'을 하려고 했던 공무원이라고
들었어요. 그가 추려낸 부실사업 리스트가 300페이지가 되었더라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누군가는 신념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미련해빠졌다고 했어요. 대학쪽에서 나라로부터 예산을 챙기면 그 돈을 다시 시와 나눠가지잖아요? 하지만 이청이 해놓은 일 때문에 이번 분기 예산을 그런 식으로 횡령하기는 말아먹게 됐어요.
결국 이번년도에 이청은 승진과 함께 시청 정책국으로 새로이 발령
났어요. 돈 주고도 못 들어간다는 시청 정책국에 들어가자마자 대리를 달았지만, 그런 처분을 기뻐할만한 눈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그만큼 쟁쟁한 자리에 앉혀두고, 차근차근 가담시의 공무원으로서 교육시켜주겠다는 의미일 거예요. 불쌍하다고밖엔 말 못하겠네요.
관계도
스파이라면,
현 시국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의 책임감과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이청은, 이미 도시연구센터에서 근무할 시절부터 시청에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부정부패를 폭로할 생각을 하고있었다. 그런 와중 심영호의 추천으로 갑 도시개발로부터의 러브콜이 들어왔고, 단신으로라도 시청에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던 그에게는 반가운 제안이었다.
부실사업 리스트 300페이지 사건에 이어, 이제 시청의 부정 리스트 500페이지 사건을 터뜨릴 준비를 마친 그에겐 오로지 정의 구현의 다음 단계만이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