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아에 대해,
"그럼에도 이걸 희망이라 부르는 거였죠?"
사람 참 좋죠. 지역주민들 선정 "내 아들이면 참 좋겠다" 총각 리스트
상위권에 실려있어요. 아시나요? 투덜대긴 하지만 남 돕는 거 참 좋아하고, 못 본척은 절대 못하고, 그러면서 시키는 일도 얼마나 잘 하는지. 어렵게 살았는데도 사람이 선하고 곧으니, 이렇다 할 스펙은 없어도 회사에서도 제법 챙기려는 인재예요. 최근엔 회사 지원으로 야간 대학에 다니고 있다잖아요. 얼마나 기특해요?
하지만 본인은 회사에서 자길 챙겨줄수록 안절부절 못하더라고요.
사실 가담시에서 하는 꼴이 워낙 막장이라 눈에 안띄는 거지, 갑 도시개발도 하는 일이 모두… 청렴하진 않잖아요? 착한 길만 걷는 기업이 어딨겠냐마는.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는 이대로 현 상황에 안주할 생각은 없어보인다는 거예요. 이미 대표실에 여러번 건의사항을 상소문 마냥 올려뒀고, 이갑희는 하난 다음으로 그를 귀찮게 여긴다고 하더군요.
그럴 때마다 대표는 닥치라는 듯 더 나은 보상을 주는데, 그때마다
쩔쩔 매는 모습을 주변에서 재밌어하긴 해요.
관계도
스파이라면,
썩어빠진 구정물이라도 자신이 믿는 빛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명영과 함께 진창으로 뛰어든 복아는, 예상치 못하게도 신입 공무원으로서는 제법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문제의 기업에 위장전입하여 비리를 캐내라니, 어느 공공기관에서 이런 일을 맡긴단 말인가? 막막한 일이었지만, 작은 부정부터 잡아 고치는 것도 중요한 일이리라 여기며 그는 업무에 전념했다.
갑 도시개발은 약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었지만 최소 지역신문 1면에 뜰만한 거리로만 여겼다. 그들은 가담시의 부정에 대해 지적하고 항의했으나, 가담시가 물러난 자리를 자신들이 꿰어 차 편법을 사용하였다. 마치 작은 가담시가 새로이 자라나려는 모습을, 복아는 차마 눈 감아줄 수 없었다.
이 사람들이라면 분명 다른 방식으로도 일어설 수 있겠지, 아픈 양심을 다잡으며 작게 기도하였다.
